철없을때는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거나, 아님 무서운 꿈을 꿨다거나 하지 않고서는 자다가 깨는 일은 없었던거 같다. 대학시절 우연히 자다 깨서 거실로 나갔더니 쇼파에서 아버지가 우두꺼니 혼자 앉아있었다. 원래 우리 아버지는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시는 분이지만 그때는 새벽 2시경이었는데, 내가 "아빠 왜 안자?" 했더니.... 나더러 그냥 들어가서 자란다.
그때는 아버지가 왜 그랬는지 몰랐다. 속으로 왜 안자고 나와계시나하고 참 의아해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버지가 왜 그러셨는지 알것 같다. 그때 아버지 심정을 헤아려주지 못한 내가 참 바보스럽고 죄송하다. 얼마나 혼자서 힘드셨으면.... 온통 주위에 자신이 책임져야할 가정, 회사, 가족,회사의 사원, 그리고 자신의 명예를 혼자힘으로 져셔야 했으니......

나도 요즘 새벽에 자다 깨서 혼자 우두켜니 앉아 있을때가 많아 졌다. 자는 동안도 온통 머리속이 복잡하고 생각해야 할것도 많아서인지 모르겠다.

나는 원래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요즘들어서 화를 잘도 억누르는것 같다. 화라고 하면 좀 이상하고 내 어깨로 온통 밀려드는 책임들 때문에 견디지 못하는게 맞는 말인것 같다. 사실 화라는게 내고 나면 꼭 손해는 화를 먼저낸쪽이 보는거라서...

그래서 운전을 한다.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차가 막혀서 카메라를 찾았다. 이러고 한참가다 다시 시드니로 돌아오고 말았지만...)

운전을 하면서 나는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이 하고, 운전중에 음악을 들으며 혼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 같다. 내차가 나의 상담선생님인 셈이다. 오늘도 오후늦게서 차를 끌고 나왔다.

부활절휴가 기간이라 고속도로에 차가 꽤나 많기도 하고, 소나기가 군데군데 마구 쏟아지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좋은 정리의 시간을 가진것 같다.
2007/04/07 17:30 2007/04/07 17:30
Posted by j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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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H.Moon 2007/04/08 11:29  Modify/Delete  Reply  Address

    역시...
    저도 한국에 있을때, 견딜수 없이 답답하고 어찌해야 될지를 모를땐 새벽이든 오후든 차를 가지고 나와서 달렸었죠. 과속을 한건 아니었고 좋아하는 음악을 바꿔 들어가면서 이정표도 보지않고 내키는대로 방향을 잡아 달리다가 보면 어느날은 바닷가, 어느날은 계곡, 또 어느날은 옛날에 살던집 앞에 도착해 있었던 적이 많았죠.

    그러고 나면 확실히 머릿속의 안개가 걷혀지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제게도 정말 이렇게 멀리 훌쩍 떠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해요.